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과 함께한 잊지못할 제주도 부모힐링캠프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 반가운교실 최상헌 이용고객 어머니
저는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을 이용하고 있는 뇌성마비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저의 아이는 22세이지만 언어능력이 부족하고 의사표현이 서툴다보니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 아직까지도 저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아이입니다. 이런 아이를 볼 때마다 엄마로써 가슴이 아프고 마음 한구석이 편치 못했습니다. 또 정민학교 전공반을 졸업하면 어디를 가야하나 항상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찰나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에서 정민학교 전공반을 졸업한 중증·중복의 성인 뇌성마비인들을 위해 반가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찾아가 신청하여 복지관과의 끈끈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매주 3회 진행하는 반가운교실 프로그램 덕분에 복지관에 자주 오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복지관에서 장애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힐링캠프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제주도를 갈 수 있다는 부푼 마음으로 친한 부모들과 함께 일찌감치 신청을 했습니다. 꼭 다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기다리던 중, 함께 신청한 부모들이 모두갈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저에게도 이런 행운이 오는구나 싶어 정말 기쁜 마음으로 짐을 꾸리고, 여행당일 한껏 멋을 부리고 복지관으로 갔습니다. 복지관에서는 가는날, 오는날 모두 복지관 버스로 이동을 도와준다고 했습니다. 각자 공항까지 가려면 번거로운데 너무 고마웠습니다. 거기다가 자녀들은 복지관에서 강원도로 캠프를 데리고 간다고 했습니다. 저는 할머니한테 아이를 맡겼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캠프를 보냈다고 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더라도, 우리 아이같이 중증 장애가 있는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서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데 부모들의 마음을 알고 꼼꼼하게 배려를 해 주어서 더 많은 부모들이 참석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한 저와 부모들은 촌스럽지만 제주공항 앞에서 셀카봉으로 인증사진을 찍으며 감출 수 없는 여행의 설렘을 온몸으로 표현했습니다. 공항에서부터는 여행사 버스와 담당가이드가 와서 제주도의 명소들을 구경시켜주었습니다. 가본 곳은 가본대로 멋있고, 안가본 곳은 안가본대로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그중에 러브랜드라는 곳에서는 그동안 못 웃었던 웃음이 한꺼번에 터져나와 정말 많이 웃고 또 웃었습니다. 단점이라면 미성년자는 못들어 간다는 것이지만 어른들에게는 정말 강력 추천하는 곳입니다. 이 외에도 말타기 체험, 정방폭포, 외돌개, 사려니숲, 오설록 등등 2박 3일을 정말 알차게 보냈습니다. 음식점도 맛집들로 골고루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역시 밥은 남이 해준 밥이 제일 맛있습니다.
이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2박 3일간의 여행은 끝이 났지만, 우리와 함께 동행하며 우리가 마음껏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세세하게 신경 써 주신 복지관 직원분들의 배려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사실 이렇게 호의를 받아 본 적이 별로 없어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미안하고 고맙고 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과 함께한 부모힐링캠프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로서 대우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고 신기하고, 또 정말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행복했던 순간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앞으로도 우리 아이를 더 열심히 키우려고 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